"디자이너가 왜 여기까지 나서?"…수많은 태클에도 타협 안했죠

입력 2020-01-01 18:38   수정 2020-01-02 09:13

지난해 말 주요 그룹 인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여성 인재의 약진’이었다. 포스코 제철소 현장 첫 여성 임원부터 LG전자 최초의 디자인 임원까지 다양한 여성 인재가 발탁됐다. 한국경제신문이 1일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최초의 역사’를 쓴 두 사람에게 승진 비결과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디자이너가 왜 이런 일까지 관여하느냐’였습니다.”

지난해 말 LG전자에서는 30대 여성 임원이 탄생해 화제가 됐다. 디자인경영센터 내 H&A디자인연구소 빌트인·쿠킹 태스크 리더를 맡은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상무·40)이다. LG전자에서 경영자가 아닌 디자인 전문가로서 임원에 오른 사람은 남녀를 통틀어 그가 처음이다.

‘금수저’는 아니다. 국민대 공업디자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3년 LG전자에서 디자인 인턴십을 시작했고,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렇다고 평범한 디자이너는 아니었다. ‘디자인’의 역할을 기존 틀에 가둬두지 않았다. “2015년 LG전자가 ‘넥스트 가전’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어요. 북미, 유럽 시장을 잡으려면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공략할 만한 브랜드를 내놔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막상 시작해 보니 ‘이렇게 비싼 제품을 누가 살까’ ‘우리가 공략할 시장이 맞느냐’ 등 고민이 많았다. ‘인력도 없는데 왜 이런 제품을 만들어야 하느냐’고 하는 개발자들과도 숱하게 싸워야 했다. LG전자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새해를 맞아 세운 목표가 있는지 물었다. “요즘 화두가 ‘파괴적 혁신’이잖아요. 디자이너가 혁신을 이끌려면 그에 걸맞은 인사이트(통찰력)를 갖고 있어야 해요. 새로운 변화를 빨리 포착해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김 상무는 “팀원들이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조직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디자인 조직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어요. 임원이라고 더 낫거나 신입사원이라고 더 못한 것은 아니죠.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고재연/사진 김범준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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